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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21. 1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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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가업승계, 세금으로 종말 맞을 판
글쓴이: 기본관리자   조회: 1168   글쓴이 IP: 1.212.37.60
가업승계, 세금으로 종말 맞을 판
[조세일보] 손순무변호사

근래 경제부총리가 가업상속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자증세를 추구하여 온 현 정부, 여당으로서는 방향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2014년 48%가지 치솟았다가 여전히 40%를 넘는 근로소득세 면제자 비율은 손보지 않은 채 초고소득자의 세율만을 42%까지 인상하고, 종합부동산세, 재산세의 과세표준의 기본이 되는 표준공시지가의 시가반영률을 대폭 올린 조치와도 대비된다.

근로소득세나 종부세가 주로 부자 개인을 타겟으로 삼는 점에서 가업승계세제 완화는 요즈음의 경기하락과 기업의 침체 분위기를 되살려 보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읽힌다는 점에서 부자증세의 기조가 차별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혜택상한액을 1000억 이상으로 늘리는 등 의원입법도 발의되었다. 가업상속 요건 완화 주장은 이미 여러 번 지적이 된 이슈이다. 최대공제액이 500억원이나 되어 큰 혜택이 뒤따르는 것 같으나 실상은 함정이 너무 많다. 10년간 업종, 지분, 고용유지라는 요건은 멍에이다. 하루가 다르게 시장구조가 달라지는 오늘에 이 요건을 모두 갖추어 추징당하지 않고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11-2015년) 동안 가업승계 혜택을 받은 것은 연 평균 62건에 불과하고 공제금액은 연 평균 859억원에 불과한 소액이다. 최고를 기록한 2017년 이용실적은 75건에 불과하다. 허울 좋은 세제혜택이라는 반증이다. 결국 이대로 가면 오랜 동안 사회적으로 당연시 되어 왔던 가업의 대물림은 세금으로 종말을 맞게 될 처지에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마간의 상속세를 내고 가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기업정보의 축적과 기업자산을 샅샅이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과세행정의 발전은 세율 인상을 제쳐놓고도 상속인이 물어야 할 상속세를 사실상 크게 높이는 원인이 되었다. 미리 상속세 재원을 따로 준비해 놓지 않으면 가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가업승계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인 주식은 현금화도 어렵다. 상속세(相續稅)가 아니라 단속세(斷續稅)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상황이다.

노포(老鋪)로 불리던 가업은 고용의 유지는 물론 노하우의 유지발전, 사회적 ·문화적 자산이 되는 장점이 있다. 가업상속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 다 그런 장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하여도 그 업종의 지속성 보장은 세금을 좀 더 걷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1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이 일본은 3만3069개, 독일은 1만73개라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불과 8개에 불과하다. 독일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히든챔피언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의 틀을 유지하게 하는 가업승계세제가 뒷받침되어 가능한 일이다.

일부 기업인들의 이른 바 갑질, 비리, 탈세행위가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난 대기업 오너 관련 몇몇 사건에서 보여준 동영상, 녹음, SNS 기록은 이러한 일탈행위가 앞으로 발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된다. 정보사회의 틀 속에서는 이제 생각을 바꾸고 행동도 달리하여야 한다. 기업의 유지와 발전이 우리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오늘 우리 기업은 너무 큰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주당 15시간 이상이면 4대 보험과 퇴직금이 강제되고, 탄력성 없는 주 52시간제, 공정거래에 대한 강한 규제는 기업의 오너를 너무 많은 형사책임의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

가업승계시의 과중한 조세부담과 이러한 기업현실에서 가업승계를 포기하려는 2세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탓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도 2세들의 가업승계의 동기 유발을 위한 우선적 조치로서 세금부담 완화는 절실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업승계를 아무런 노력 없이 얻는 부의 대물림의 한 축으로만 보는 인식과 기업을 옥죄는 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이 번에 시도되는 가업승계세제의 개선 역시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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