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고액예금자가 5만명 이상인 상황에서 사실상 이들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올해 8월 기준으로 국내 16개 은행의 미성녀자 예금계좌 중 증여세 부과 대상인 1500만원 이상 계좌는 모두 5만4728좌로, 5억원 이상 계좌도 92좌나 있었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예금 잔액 중 주요 고액 계좌를 살펴보면 10대의 미성년자들이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 예금잔액을 보유하고 있고, 이중에는 11세 어린이가 12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

증권사의 경우도 미성년자 예금 계좌 중 증여세 부과 대상인 1500만원 이상 계좌는 1578좌(1064억원)이나 됐다.

우리나라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세율은 1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5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30%,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10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40%, 30억원 초과하는 금액은 50%의 세율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

5억원 초과금액에 대해 30%의 증여세율을 적용할 경우 최소 은행권의 미성년자 예금에서만 21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고, 증권사 미성년자 예치금에 증여세를 부과할 경우 181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

하지만 국세청의 2010~2012년 증여세 결정현황 중 수증인의 연령이 20세 미만인 자에 대한 결정현황은 2010년에는 1118억원, 2011년 1505억원, 2012년 1361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미성년자 증여세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5441명만이 증여세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과 증권사 1500만원 과세대상 계좌 5만6306좌의 9.7% 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박 의원은 "이는 과세대상 미성년자 금융계좌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것"이라며 "11세 어린이가 100억원이 넘는 예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미성년자 고액 예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