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절세 전략이며 그 중에서도 경영권승계와 관련된 절세전략일 것이다.

신문사 또는 각종 교육기관의 조세교육사이트에는 절세전략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며, 서점가 또한 절세전략과 관련된 책들이 무수히 출간되어 우리 눈을 어지럽게 한다.

국민이라면 절세란 말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절세에서 '전략'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특히 기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절세에 과연 전략이 있기는 한가? 애석하게도 절세에 전략이란 애시당초 없는 것이다. 필자가 수년간 연구한 '자본이익과 조세'는 책(세경사)으로 출간되어 가끔 강의도 하고 있다.

절세전략으로 본다면 이 책 '자본이익과 조세'는 '경영권 또는 기업확장에 따른 조세전략'으로 제목을 바꾸어야 한다.

과연 절세에 전략이 있는 것인지, 절세전략이란 무엇인지, 근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경영권승계와 관련된 조세전략에서 그 속을 들여다보자.

◇ 경영권이란 무엇인가?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해결 하루만에 '공개매각' ▲대기업 경영권 세습·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불공정거래 개혁해야 ▲지분매각은 00화학 경영권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 ▲론스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니 ▲총수일가가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책임이 수반되는 등기이사로 등재되는 것은 피하고 있다는 등의 글은 최근 경제면에 오르내리는 경영권에 관한 기사의 일부이다.

여기서 '경영권 분쟁', '경영권 승계', '경영권 확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의 '경영권'이란 무엇인가?

헌법재판소(헌재2002헌바65, 2003.1.30)는 "지배주주는 자신이 소유하는 주식을 통하여 회사를 지배하는 회사지배권을 가지고 있다. 회사지배권이란, 특정한 주주가 이사의 선임을 통하여 경영진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또는 주주총회에서의 직접 결의에 의하여 회사의 기본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고 하였다.

오늘날 기업은 규모의 확대와 경영의 민주화로 소유(자본)와 경영의 분리 현상이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소유(자본)를 통한 경영권 행사를 하고 있어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외부적일 뿐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며 자본과 경영의 분리는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경제용어일 뿐이다.

◇ 경영권승계와 조세

결국 경영권이란, 주식 또는 지분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 글 주제의 '경영권 승계'는 곧 지분(주식)승계 또는 확보를 의미한다. 이러한 지분승계의 유형에는 합병, 증자, 감자, 분할, 주식인수, 자산인수(영업양수도), 주식교환, 현물출자, 전환사채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한 이른바 '자본거래'가 경영권승계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본거래에는 복잡한 조세문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위에서 예시한 자본거래의 유형은 모두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5조에서부터 제43조, 법인세법·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등의 관련규정에 촘촘히 규정되어 있다.

대부분의 기업, 특히 코스닥기업 등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30대 그룹의 계열사 기업들도 자본거래와 관련된 조세규정을 소홀한 나머지 쟁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와 같은 사례는 실제 세무조사나 DART(금감원 전자공시)에서 얼마든지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경영권승계엔 조세전략이란 없다?

모든 조세에는 전략이란 애당초 없다. 예를 들면, 경영권승계와 관련된 자본거래는 그 거래 유형이 다양하고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그 내용이 깊어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조차 어렵게 되어 있다.

최근 경영권프리미엄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2010두4421, 2011.01.27; 2008두9140, 2011.1.13)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경영권프리미엄에 대한 유사 사례에서 같은 법원(서울고법)내에서도 판결(서울고법2007누33148, 2008.5.15; 2009누15199, 2010.1.22)을 달리하는 것을 보아도 일반 납세자들이 그 내용을 예측하여 세법을 적용하는 것이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례는 자본거래관련 조세에서는 흔하게 발생되는 사례다. 이러다 보니 경영권승계와 관련된 각종 조세전략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전략이란 무엇인가?

전략은 생존의 문제이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어야 한다. 그 내용이 일반적이거나 두루뭉술하다면 전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가령 전략이라고 하면서 모호한 표현과 내용 또는 범위를 확장하여 무엇이 그 속에 있는지 오히려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전략일 수 없는 것이다.

구체적이어야 할 전략이 개념적인 것으로 전락한 것을 전략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절세에서 전략이란, 자본거래관련 조세뿐만 아니라 모든 조세가 그렇듯이 세법해석에 있어 그 깊이를 충실이 이해하자는 것이 곧 전략이다. 따라서 전략이라고 하는 것은 애초부터 없는 것이다.

◇ 경영권승계엔 조세전략이 있다?

세법해석에 충실하자는 것이 전략일 뿐 그 이상의 구체적인 전략은 없다고 하였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자본거래 유형인 합병, 증자, 감자, 분할, 주식인수, 자산인수(영업양수도), 주식교환, 현물출자, 전환사채 등의 경우 다양한 유형과 복잡성 거기에다 내용 또한 깊어 신출한 조세전략이 있을 듯하나 이것 또한 관련규정의 세법해석을 충실이 따르면 족할 뿐이다.

세법해석의 충실은 「상속세및증여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의 관련규정은 물론 「상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등 조세관련 법률 외의 것도 충실했을 때 세법해석을 충실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납세자들, 특히 중소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위와 관련된 지식을 충실하게 습득하기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련 지식을 충실하게 습득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여 그것이 전략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영권승계와 조세전략'이란 결국 관련규정의 법률지식을 충실하게 습득하는 것일 뿐 새로운 그 무엇은 없다.

인터넷에서 '절세전략'을 검색하면, 'CEO를 위한 절세전략과 사업승계', '경영자의 세금상식과 절세전략', '재테크와 절세전략' 등의 단행본과 '절세전략 연구원'에 이르기까지 절세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여기서 그들의 전략이란 무엇이며, 과연 전략이 있는가?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어야 할 표현과 내용이 오히려 그렇지 못하여 일반인의 접근을 더 어렵게 한다거나 궁금증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닌지, 또는 관심을 끌기 위해 단순한 세법해설을 전략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절세전략이 판치고 있는 세상, 전략이 아닌 전략을 전략이 있는 듯 납세자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이 전략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