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상당 규모의 땅을 상속받은 A씨에게 기쁨과 동시에 고민도 함께 따라왔다. 바로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할 수 없는 여력이기 때문이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현행 상속재산에 대한 세금은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질적으로 상속을 받았음에도 재산의 현금화가 어렵고, 상속인 자신의 실질재산이 없는 경우 등을 고려해 세금의 물납을 허용하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A씨는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할 수 없는 처지를 감안해 물납신청을 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우선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부동산으로 물납이 가능한 것인지가 궁금했다.

□ '상속세 낼 돈 없다고?…요건만 맞으면 물납신청 OK' = 상속재산의 경우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정한 법정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현금 대신 상속받은 부동산 등으로 물납이 가능하다.

다만, 까다로운(?) 물납 요건을 통과해야만 한다.

우선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재산 가운데 부동산과 유가증권(비상장주식을 제외하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포함)의 가액이 전체의 1/2를 초과하고, 상속세 납부세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납세의무자는 관할세무서장에게 물납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납세의무자가 신청한 물납재산이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이 아니어야 한다.

물납에 충당할 수 있는 재산은 국내 소재 부동산, 국채·공채·주권·내국법인이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 종합금융회사 등이 발행한 수익증권 등 유가증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납세자가 물납신청을 하고자 한다면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상속개시달 말일부터 6개월 내)이나 결정통지에 의한 납세고지서상의 납부기한까지 물납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A씨와 같이 상속받은 부동산으로 상속세를 물납하고자 할 때 우선 물납하고자 하는 부동산을 상속인(A씨) 명의로 상속등기를 해야 물납을 신청할 수 있다.

물납은 현금납부원칙의 예외로 상속세의 경우에는 상속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1/2이 넘어 현금으로 상속세를 부담하는 것이 어려울 때 상속재산 자체를 상속세에 대응해 납부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물납의 원인이 되는 재산에 상응하는 세금가액을 한도로 물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증권의 경우도 1주 단위로 물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액에 맞는 주식수를 물납할 수 있고, 부동산의 경우 분할방법으로 세액에 적절한 부동산을 분할등기한 후 납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